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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참 다사다난한 1년이었다. 올해에는 코로나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지겠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예상과 달리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통째로 바꾸어 버렸다. 그 중에는 재택 근무와 같은 업무 스타일도 있고, 비대면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에 자리잡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사실 작년엔 회고록을 쓰지 않았지만, 최근 내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중요시하기 시작하면서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마침 연말이기도 하니 나의 1년을 되돌아보기 위해 회고를 쓴다.

 

우선 내가 지난 1년 동안 목표했던 것들에 대해 떠올려 본다.

  • 혼자 힘으로 회사 운영하기
  • 스페셜리스트 되기
  •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확신 갖기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략 이 정도의 목표를 가졌었던 것 같다. 연매출에 대한 것 빼고는 다소 추상적인 목표들인 것 같지만, 나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달려들기보다는, 큰 숲을 보며 목표를 세우고, 나무를 한 그루씩 심어 나가면서 서서히 목표에 근접해 가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타입이다.

 

 

혼자 힘으로 회사 운영하기

 

나는 총 6년간 스타트업 초기 팀원으로 있기도 했고, 내 이름으로 회사를 차려서 3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스타트업 팀원으로써, 또 스타트업의 대표자로서 경험을 했다. 같은 스타트업이지만, 팀원의 입장과 대표의 입장은 정말 큰 차이가 있었다. 어찌 보면 단순 금전적인 것이 아니라, 돈보다 훨씬 더 크나큰 가치가 있었다.

 

같은 스타트업이라도 팀원의 입장이라면, 대표가 말하는 비전과 로드맵을 토대로 내 나름대로 노력하여 대표가 납득할 수 있을 만한 결과물을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표가 되어 보니, 그동안 그저 내 의견이 아닌 대표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내 나름대로 가벼운 성취감을 느껴 오곤 했던 나 자신에게 책임감이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여기서 책임감이란, 단순히 나에게 주어진 어떤 과업이라는 것을 책임지고 이루어내고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도 있지만, 모든 비즈니스가 내 결정 하에 돌아가고, 그 말은 즉슨 잘 되면 나에게 이득이 오지만 무언가 잘못되더라도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나 자신에게 귀속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어찌 보면 책임이란 것은 정말 당연한 말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짊어지기 힘든 무거운 짐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낀 한 해였다. 내 결정으로 법인이라는 것이 생겨났고, 내 결정으로 돈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이라는 돈이 매년 오가고, 내 결정으로 누군가를 고용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는 내가 만든 회사에 취업을 해서 사회 생활이라는 것을 하고, 이 것을 경험 삼아 이력을 만든다. 또, 우리 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회사에 이직을 하고, 그것은 자연스레 그 사람의 커리어가 된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 세운 회사에 들어온 사람들은 회사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고, 그 돈은 계속 순환하여 시너지를 만들어 낸다.

 

잠시 생각해 보면 처음 스타트업에 참여하면서 들었던 나의 마음가짐과 현재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나의 마음가짐은 정말 180도 바뀐 것 같다. 나 자신이 지속적으로 성장한 것도 있지만, 사회적인 책임감과 돈의 흐름을 내가 스스로 관리하는 것도 대표로써의 나에겐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리고 대표로써 회사에 사람이 많지 않으면 직원의 업무 범위가 아닌 업무가 생기면 그 업무들은 모두 내가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트러블이 발생하면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고, 해결하지 못하면 내가 구한 거래처로부터 신뢰를 잃고 더이상 거래하지 못하게 된다. 반대로 거래처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제공하여 해당 거래처로부터 만족이라는 것을 얻어내면, 그 거래처가 크든 작든, 이후에 언제든지 다시 함께할 기회가 생긴다.

 

어쨌든 한 회사의 대표라는 입장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몸소 느낀 경험이었던 것으로 정리하면 될 것 같다. 정말 부담스러웠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내년에는 불안정했던 내 마음을 정리하고, 프로 경영인이 되기 위해 한 걸음 나아가고자 한다.

 

 

스페셜리스트 되기

 

작년까지만 해도 어떤 분야에 집중해서 전문가가 되기를 꿈꿔왔다. 흔히 스페셜리스트 (Specialist) 라고 한다. 1년 전의 나는 회사의 대표이기도 했지만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을 만들어내는 한 명의 개발자이기도 했다. 물론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들은 모두 세무회계법인에 위탁했고, 나는 그저 한 회사의 대표라는 명목 하에 다른 거래처를 위해 일하는 개발자였다. 그래서 이 섹션에서는 개발자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보통 유니콘과 같이 기술에 투자를 많이 하는 회사들은 'T자형 인재' 를 선호한다. T자형 인재란, 알파벳 T 의 생김새에서도 알 수 있듯 여러 분야를 골고루 알되 한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인재를 말한다. 예로 들자면,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이지만 아이폰, 웹 개발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지식을 보유하거나,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이지만 프로덕트 개발에 있어 소통에 필요한 백엔드 개발 혹은 서비스 운영에 대한 지식도 골고루 갖춘 인재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주변 개발자분들, 아니면 개발자가 아닌 다른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말씀을 들어 보니 꼭 한 가지 분야에 스페셜리스트가 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웹 프론트엔드 개발이 정말 내 적성에도 딱 맞는 분야이고 내가 그 일을 함으로써 정말 큰 만족감을 얻어서 며칠 밤을 새더라도 전혀 질리지 않을 만한 일이라면 모르겠지만, 내 특성 상 여러 가지 일을 해 보고 흥미가 있는 일을 발견하면 그 일에 몰두하는 성격이다. 어느 정도 내 분야를 정하고 그 분야를 향해 고급 인재로 발전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굳이 한 분야가 아니라도 내가 좋아하는 여러 분야를 골고루 공부해서 때에 따라서는 내가 하던 분야가 아니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그리 나쁜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작년까지는 일반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였지만, 올해에 리액트 라이브러리에 흥미를 느껴 리액트를 공부하다, 최근에는 AWS 기반의 클라우드 컴퓨팅에 큰 흥미를 느껴 데브옵스 (DevOps) 분야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이런 나의 성향에 따르지면 굳이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 않을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확신 갖기

 

 

창업 활동을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내가 하는 일에 대해 확신이 없다' 는 말을 가끔 들었다.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진심된 확신을 갖고 일에 임하지 못했던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던 와중 한 회사의 대표로서 사업을 스스로 진행하는 역할을 맡게 되니 확신이라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팀원들은 대표의 확신과 비전을 따라 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런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하는 대표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안 되니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장기적으로 사업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겠다고 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확신은 있었지만,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촐할 것이며, 그 방식을 통해 어떠한 이윤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것인지, 또 인력과 회사의 중장기적인 계획에 대해서도 확실한 계획이 없이 순간순간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했던 것 같다.

 

우선 당장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의 확신을 주려면 나와 함께하고 있는 팀원들이 나 혹은 내 회사에 대한 비전에 공감하고 내 중장기적인 계획을 인정하고 그 계획에 도달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일을 할 때에 그 일을 진행함에 있어 미래에 기대할 수 있는 금전적, 시간적, 경제적, 사회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족감도 중요하지만 회사 자체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리더는 팀을 이끌어 가는 사람으로써, 몇 가지 필수적인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팀원이 일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이다. 일하기 좋은 환경이란, 팀원으로써 이 회사에 있으면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지 (매출, 규모 등), 회사가 내 미래를 어느정도 책임져줄 수 있는지 (연봉, 커리어 등), 내가 이 회사에서 발전할 수 있는지 (기술적 성장 등) 를 종합적으로 제공해 줌으로써 팀원이 회사에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자율적으로 일하는 환경 조성하기이다. 모든 일이 대표를 통해 이루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팀원이 스스로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 방법에 도달하기 위해 현재 상태에서 개선점을 찾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여 회사가 더 나은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갈 수 있는 사이클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좋은 동료를 모셔 올 수 있어야 한다. 굳이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동료는 회사 생활을 함에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하루에 절반 이상 함께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동료가 곧 회사 생활에 대다수의 부분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요소이다. 회사가 아무리 매출이 높고 복지가 좋아도, 좋은 동료를 모시지 못해 팀원이 회사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좋은 회사라 할 수 없다.

 

회사 이야기를 하다 리더의 역량으로 주제가 바뀐 것 같다. 아무튼 내년에는, 내가 하는 일에 확신을 가져 팀원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는 리더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면, 작년에 이루고자 했던 목표들 중 절반 정도는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아 정확한 수치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바쁘게 뛰어온 1년을 되돌아보면 내면적으로 많이 성장하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년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블로그 포스팅 꾸준히 하기
    • 혼자서 많은 활동을 했지만, 생각해 보니 외부에 나를 소개할 때 적절한 표현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 혼자서 활동을 하면서 외부에 나를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블로그 포스팅이라고 생각한다.
  • 취미 만들기
    • 딱히 개발 외에 노래듣기 말고는 취미가 없는 것 같다.
    • 건강한 생활을 하기 위해 악기 등 관심이 있는 분야를 찾아 취미 생활을 해 보고 싶다.
  • 안정적인 회사 만들기
    • 1년간 직접 뛰어다니면 거래처를 만들고 빠듯하게 일하며 수익을 창출했다.
    • 내년에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만들어 불안한 생각이 들지 않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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